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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1813~1901)는 늘 책을 읽으며 소재를 구상한 한 작곡가였다. 그중에서 베르디가 가장 존경한 작가는 세익스피어로 젊은 베르디에게 또 하나의 명 오페라인 <맥베스>를 34세에 탄생시켰다. <맥베스>에는 연애이야기가 단 한 줄도 없으며 인간이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집착으로 추락하는 과정을 보여준 대단한 작품이다.
여러 영상물 가운데 클로드 다나의 연출로 레오누치와 셜리버렛이 나오는 영화는 오페라 무대에서 느낄 수 없는 더 많은 섬세함이 전해진다. 평소 레오누치가 많은 배역을 소화하기 때문에 그를 집중하지 못했는데 이번 맥베스 역은 최상이었다. 그가 보인 카리스마는 빛나고 있었고 칼라스 다음으로 무결점의 소프라노-셜리 버렛이야말로 미국이 낳은 흑인 소프라노로 검은 토스카라는 별명처럼 그녀를 따라올 소프라노는 없어 보인다.
바리톤과 베이스가 부르는 <예언은 벌써 두 가지나 맞았다>를 들으면 오페라는 더 이상 소리 높여 부르는 벨칸토 시대의 유물이 아니라 속삭임으로 문학의 산물임을 느낄 수 있다. 이 곡을 들으면 마녀의 예언으로 두 사람의 우정은 이미 불행의 시초가 되었으며 그 리듬감은 흥분과 긴장으로 비극을 암시한다. 또 하나의 중요한 곡으로 부부의 이중창 <숙명적인 아내여>인데 표현과 연극성를 중요시 한 곡으로 이탈리아 오페라 사에서 현대적인 오페라의 시작점이 된 곡이다.
베르디 오페라에 나오는 모든 편지의 장면은 소프라노가 편지를 낭독한다. 변형된 이중아리아 구조로 된 <야망에 넘쳐>는 레이디 맥베스의 심리와 욕망이 잘 표현된 곡이다. 가장 중요한 맥베스부인의 몽유병 장면은 무의식 속에서 죄책감을 호소하는 명장면으로 잔인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는 가련한 여인의 모습이었다. 아무리 차가운 그녀도 양심의 문턱에서 자신을 넘지 못했다.
음악적으로 <맥베스>를 살펴보았지만 베르디가 중요시한 것은 주인공들의 비극적 존재감과 나약함을 알리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맥베스 최후의 아리아 <연민도, 사랑도, 존경도>는 가장 서정적인 슬픈 곡으로 마치 그가 구원과 용서 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고전에서 인생을 묻듯이 베르디가 보여 준 맥베스는 세익스피어의 연극이상의 그 무엇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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