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1813~1901)의 첫 번째 성공을 가져다준 <나부코>는 젊은 베르디에게 큰 시련을 넘게 한 탄탄한 작품이다. 그가 살았던 세월동안이 낭만주의 음악사조와 일치하지만 베르디만큼 사조에 머물지 않고 이를 뛰어 넘는 많은 작품을 남긴 작곡가는 드물다. 평생 생부와 장인을 버렸다는 부담 속에서 괴로운 나날을 보내서인지 아버지와 딸의 주제로 그린 오페라가 많은데 <나부코>외에도 <리골레토><라 트라비아타><루이자 밀러><시몬 보카네그라>가 있다. 하지만 <나부코>만큼 두 딸의 모습이 비교되며 자식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이처럼 달라지는 것과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볼 때 정말 안타까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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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오페라는 소프라노나 테너의 오페라이지만 특이하게도 <나부코>의 주인공은 합창이다. 합창이 주는 매력이 가장 장대하여 공연 시에는 두 번을 노래하는 노예들의 합창의 은은한 울림은 오스트리아 제국의 압박에 항거했던 이탈리아인처럼 우리민족도 일제의 압박에 시련과 일치하여 마음에 더 와 닿는다. 초기 베르디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들어야하는 것은 역시 이중아리아 구조이다. 이중아리아는 부드럽고 조용하게 시작하는 카바티나에서 힘차고 격정적으로 부르는 카발레타가 있는데 카발레타는 통상 2번을 불러 두 번째 부를 땐 성악가가 좀 더 꾸며 부를 수 있는 카덴차 기회가 주어지니 우리들도 함께 귀를 더 기우려 보자. 오페라에서 아리아가 마치 협주곡의 소나타형식처럼 규칙적이며 반복이 나와 듣는 재미를 넘어 오페라의 속에 행복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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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무티는 밀라노 스칼라극장 악단 장으로 있을 때 베르디 오페라 전곡을 지휘한 귀한 영상물을 남겼다. 그중 그가 아주 박력 있게 지휘하는 <나부코>의 연주 모습만 보아도 <나부코>의 위력이 느껴지며 그중 절절한 아버지의 음성을 노래한 레나토 브루손의 음성 같은 멋진 바리톤이 요즘 없다는 사실 또한 아쉽다. 또 다른 영상물이지만 자카리아 역을 소화해낸 사무앨 래미의 묵직한 음성은 바라톤이 주는 마력 속에서 오페라의 또 다른 매력을 찾을 수 있었다. 실의에 빠진 베르디에게 성공의 열어 준 <나부코>는 주세피나 스트레포니를 만난 의미 있는 작품이었듯이 나에게도 오페라의 재미를 알게 한 최고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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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k
